경북 포항시 지역업체 수주 대책 '빛 좋은 개살구'

지역업체 하도급 의무화에 종합건설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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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호 기자
기사입력 2020-06-02 [17:36]

【브레이크뉴스】오주호 기자=경북 포항시가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업체 수주 대책을 잇 따라 내놓고 있지만 시 관급공사에서 지역별 소재 종합건설사간 나눠 먹기식 편법이 동원되고 있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포항시가 지난달 22일 2020년 지역업체 수주 향상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c) 오주호 기자

 

포항시가 지역 소재 업체에 대한 의무하도급을 명문화하자 평소 거래관계에 있는 대형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동원해 지역별 공사하도급을 돌아가며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포항시가 발주한 수억원 규모 공사의 경우 경북 성주 소재 A종합건설사가 낙찰을 받았으나 이 회사는 포항 소재 B종합건설사의 계열사인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했다.

 

A사가 포항의 관급공사를 낙찰 받으면 포항 B사의 계열사에 하도급을 주고, B사가 성주 관급공사를 할 경우 성주 소재 A사의 계열사에 하도급을 주는 방식이다.

 

두 종합건설사는 각 시·군의 지역업체 공사 하도급 의무규정을 지키기 위한 편법으로 평소에도 이같은 하도급 관행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종합건설사의 이같은 편법은 법인주소를 둔 대부분 대형건설사들이 관행처럼 되풀이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의 수주 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포항과 구미 등 규모가 큰 관급공사를 수주한 종합건설사들이 거래관계에 있는 지역별 소재 종합건설사 계열사에 하도급을 주는 편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지역 중·소건설사들을 두 번 죽이는 종합건설계열사간 일감 나눠먹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실태조사와 함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지역하도급에 동원하고 있는 계열 전문건설사는 지분 쪼개기 등을 통해 대부분 종합건설사 대표자의 가족과 친인척 등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세금 탈루 및 비자금 조성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종합건설 대표자의 부인 또는 자녀가 서류상으로만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고, 종합건설사가 가족 명의 계열사에 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하고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의혹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관계당국의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모(母) 회사가 자(子)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를 증여로 보고 있으며, 포항에서 횡행하고 있는 지역별 종합건설사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또한 편법행위란 지적이다.

 

또한, 수백억원대 관급공사의 경우, 지역 종합건설업체들이 자사 계열 전문건설업체를 앞세워 외지 원청업체로부터 하청을 받는 경우가 많아 지역 중소건설업체 보호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지역업체 하도급 의무화 조치가 되레 대형건설사 배만 불리고 있는 현실이다.

 

포항시는 최근 이강덕 시장이 잇따라 지역업체 수주 향상 대책 회의를 열고 종합건설공사 발주 시 하도급 비율을 최대 90%까지 확대토록 유도하는 등 지역업체 수주 등을 독려하고 있지만 대형건설사간의 이같은 편법이 척결되지 않으면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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